[행복론] 봉변(逢變)당하지 않으려면 능변(能變)하라!

2011/09/27 |  행복이야기 > 행복론 > 

모든 것은 변한다. 멈추어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람이 그것을 모르고 멈추어버릴 때 바로 고통이 따른다. 인생이란 버스를 타고 꼬불꼬불한 길을 가는 것과 같다. 굴곡이 심한 길일수록 차멀미도 심하다.

차멀미는 왜 하는 것일까? 변화가 심한 길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버스를 탄 사람은 버스와 함께 달린다. 버스가 왼쪽으로 달릴 때 버스에 탄 사람은 ‘버스는 계속 왼쪽으로 간다’는 고정관념에 빠져 자신도 함께 왼쪽으로만 간다.

그러다가 버스가 오른쪽으로 급회전하면 사람은 거기에 대처하지 못하고 왼쪽으로 쏠린다. 가까스로 몸을 수습해 버스와 함께 오른쪽으로 달리다가 버스가 다시 좌회전하면 이번에는 또 오른쪽으로 쏠린다.

복잡한 인생길, 멀미 없이 가려면

버스가 좌우로 회전할 때마다 이리저리 쏠리는 것은 버스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봉변(逢變)을 당하는 것이다. 봉변이란 변화에 대처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봉변을 자꾸 당하면 고통스럽다. 그것이 바로 멀미다. 적응하지 못하는 자리를 피하라는 일종의 신호다. 그러나 목적지까지 가야 하는 사람이라면 내릴 수도 없다. 그래서 여행길이 고통스럽게 되고 만다. 그렇다면 차에서 내리지 않으면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달리는 차 안을 자세히 보면 멀미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바로 운전자다. 운전자는 길이 구불구불하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좌우 회전을 할 때 몸이 쏠린다는 사실도 안다. 그래서 그는 좌회전을 할 때는 핸들을 왼쪽으로 꺾으면서 몸도 왼쪽으로 기울여 오른쪽으로 쏠리는 것을 미연에 방지한다. 반대로 우회전 할 때는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으면서 몸을 오른쪽으로 기울인다. 몸이 왼쪽으로 쏠리는 것을 방지한다.

그래서 그는 늘 균형을 유지한다. 어지럽지도 않고 멀미도 하지 않는다. 운전자는 미리 변화를 알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능변자(能變者)다.

인생길도 이처럼 변화가 많고 복잡하다. 그 복잡한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기란 참으로 어렵다. 그래서 삶이 순조롭지 못하고 늘 고달프다. 그러면 복잡한 인생길을 멀미하지 않고 가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운전자처럼 대응하는 것이다. 

욕심 탓에 둔해지는 변화 대응 능력

그렇지만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운전자는 눈으로
이기동 교수

이기동 교수

길을 보기 때문에 변화를 쉽게 알 수 있지만, 인생길은 눈으로 보며 갈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인생길은 느낌으로 본다. 느낌이 살아서 제대로 작동하는 사람은 복잡한 상황에서도 예리한 느낌으로 민첩하게 대응한다. 그러나 느낌이 둔해져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문제가 생긴다. 길을 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경우에는 느낌이 둔해진 원인을 찾아서 그 원인을 없애면 된다.

느낌이 둔해지는 원인은 고정관념 때문이다. 고정관념은 욕심을 만든다. 사람들은 밥을 먹어야 할 때는 배고픔을 느끼고, 쉬어야 할 때는 피곤함을 느낀다. 그 느낌으로 밥을 먹고, 그 느낌으로 쉰다면 인생길에 순조롭게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고스톱을 치거나 게임에 열중할 때는 밥 먹어야 할 때도 배고픔을 못 느끼고, 쉬어야 할 때도 피곤함을 못 느낀다. 욕심이 느낌을 차단해 둔해지기 때문이다. 이를 깨달았다면 고정관념과 욕심을 버리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욕심을 버리는 것은 참으로 어렵지만, 욕심을 버려야 비로소 진리에 닿을 수 있다. 많은 고전이나 경전들이 힘들여 설명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욕심 버리기다. 그만큼 욕심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의로운 마음으로 길을 선택하라!

욕심을 버리는 방법 중에서 특히 맹자가 강조한 것이 의롭게 행동하는 것이다. 욕심과 반대되는 것이 의로움이다. 사람들은 인생길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일 때가 많다. 그때마다 욕심으로 판단하지 말고 의롭게 판단해야 느낌이 살아난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의로움을 버리고 욕심으로 살아와서 갑자기 욕심을 버린다는 것은 어렵다. 끈질기게 노력해야 한다. 어떤 판단을 하거나 결정을 내릴 때는 늘 욕심을 누르고 의로운 마음에 따라야 한다.

그러다 보면 느낌이 차츰 살아나, 복잡한 변화에도 기꺼이 대응할 수 있다. 나아가 진리가 모습을 드러내고 행복이 성큼 다가온다.

글을 쓴 이기동 교수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유학을 두루 섭렵했으며, 성균관대학교 유학·동양학부에서 동양철학을 가르친다. 동양철학 속에 담긴 삶의 지혜를 ‘강설’이라는 현대적 설명으로 알기 쉽게 풀어내며, 우리와 우리를 둘러싼 현상을 배우는 유학에 즐거움이 있고 행복이 있다 말한다. 이 교수가 번역한 《논어강설》과 《맹자강설》 등은 우리 시대 최고의 고전 번역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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