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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이상 한국인이라면, ‘빙점’이라는 소설을 한번 쯤 읽어보셨을 겁니다. 지금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훨씬 이전에 사실 한국에는 빙점의 작가 ‘미우라 아야코’가 있었죠.

작가로서 화려한 삶을 산 그녀였지만, 사실 아야코는 폐결핵과 척추 질병 등으로 24세부터 13년간 병상에 누워 천장만 바라보아야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실의 고통을 함께 지고 나간 사랑했던 남편 ‘미우라 미쓰요’의 헌신이 있어 그녀는 삶을 지탱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첫 만남에서 결혼하기까지

공무원 생활을 하던 남편 미쓰요는 1995년 6월 우연히 투병하던 홋타 아야코의 병문안을 가게 되고, 세 번째 방문한 날에 이렇게 기도드렸다고 합니다.
제 생명을 아야코에게 주어도 좋습니다. 아야코를 낫게만 해 주세요.
'언제 삶을 마감할지 모르는 사람과 결혼하다니 말이 되느냐'고 묻는 아야코에게 미쓰요는 ‘사흘간만이라도 함께 할 수 있어도 좋다. 반드시 당신과 결혼하겠다.’고 고백합니다.

이 진심이 담긴 고백에 아야코의 마음은 움직이고, 만난 지 5년 뒤 이들은 결혼합니다.

평생 사랑하며 지냈던 미우라 아야코와 미우라 미쓰요

이후 아야코는 기적적으로 치유됐고, 그때부터 그녀는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미쓰요는 공무원 생활을 청산하고 아내가 구술한 내용을 필기하죠. 30여 년 동안 미쓰요는 아야코의 남편이자 충실한 ‘비서’로 지냈습니다. 사랑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죠.

사랑이란 어떤 환경 속에서도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겠다는 의지가 아닐까 싶네요.
사랑의 조건과 환경은 시시때때로 달라집니다.

인간의 마음도 변화하지요.
끝까지 죽도록 사랑하겠다는 사람들도 갈라서곤 합니다.

그러나 어떤 환경, 어떤 조건일지라도 한 인간의 행복을 위해서 헌신하겠다는 마음이
바로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 미우라 미쓰요 편 P.138

검은 머리가 파 뿌리가 될 때까지

결혼식에서 주례선생님이 꼭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아내를 사랑할 것입니까
이 질문에 그 당시에는 누구나 진심으로 ‘네’라고 대답하지만, 시간이 흘러 실제로 자신에게 그런 상황이 닥친다면, 흔들림 없이 사랑하는 건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상대방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어떤 환경 속에서도 처음 그 마음, 검은 머리가 파 뿌리가 될 때까지 오랫동안 지켜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살 수 있다면, 아마도 여러분은 눈 감을 때 진심으로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진짜 사랑을 했으니까요.

행복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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