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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골 처녀가 머리에 우유 통을 이고 장터로 가고 있었습니다. ‘이 우유를 팔아 달걀을 사야지. 달걀에서 부화한 병아리를 키워서 팔면 새 옷을 살 수 있지. 새 옷을 입고 축제에 나가면 동네 총각들이 모두 나와 춤추고 싶어 할 거야. 하지만 아무나하고 춤을 출 수는 없지. 난 싫다고 거절할 거야. 싫어요, 싫어!’ 처녀는 상상에 푹 빠진 채 고개를 가로로 세차게 저었습니다. 그 바람에 우유 통이 머리에서 떨어져 우유가 모두 쏟아지고 말았답니다.
[행복론] 왜 세상은 내 맘대로 안 될까? '통제감의 착각'은 이제 그만~
출처 : flickr.com/photos/seamark/116207132
이솝 이야기 〈시골 처녀와 우유 통〉의 내용입니다. 이야기 속 시골 처녀는 모든 일이 자기의 생각대로 이루어질 거라며 너무 앞서 가는 바람에 실수를 하고, 그와 함께 그녀가 계획한 시나리오도 모두 물거품처럼 사라집니다.

시골 처녀를 어리석다며 비난할 수도 있지만, 우리도 종종 남들보다 행복한 미래가 내 앞에 펼쳐질 거라고 막연히 기대합니다. 사실 미래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예측 불가능하고, 우연에 의해 결정되는 일도 허다합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미래를 핑크빛으로 바라보는 것은 자신이 미래를 통제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실제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하는 심리 현상을 ‘통제감의 착각(Illusion of control)’이라고 합니다.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는 것은 우연이다

통제감은 우리가 본능적으로 주변 환경을 지배하려는 욕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생깁니다. 주변 환경을 지배하려면 일이 돌아가는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겠죠? 그래서 우리는 무슨 일이 생기면 그 원인을 찾으려고 합니다. 왜 그 사건이 일어났는지 알아야 다음을 대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원인을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하려는 통제감은 생존의 필수 조건입니다. 스스로 통제감을 가졌다고 느낄 때 비로소 마음이 안정되고 자신감을 갖는 것이죠. 더 나아가 자신이 어찌할 수 있는 상황뿐 아니라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에 통제감을 느끼면 나중에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오더라도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고 합니다. 그 일이 우연에 기대어 일어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앨렌 랭어(Ellen Langer)와 제인 로스(Jane Roth)는 실험을 통해 우리에게 일어나는 통제감의 착각 현상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랭어와 로스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전을 30회 던져서 앞면과 뒷면이 몇 번씩 나올지 그 결과를 예측해 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 몰래 결과를 조작해서 A그룹은 예측한 것이 초기에 많이 적중한 것으로, B그룹은 초기에 많이 틀린 것으로, C그룹은 무작위로 맞힌 것으로 알려 줬습니다. 그리고 세 집단이 맞게 예측한 총 횟수는 똑같이 15회가 되도록 했죠.
[행복론] 왜 세상은 내 맘대로 안 될까? '통제감의 착각'은 이제 그만~
출처 : flickr.com/photos/whatcounts/522749680
그런 다음 다시 동전을 100회 던지고 얼마나 맞힐 수 있겠느냐고 학생들에게 예측해 보라고 했을 때, 초기에 많이 적중시켰다고 알고 있는 A그룹의 학생들이 다른 그룹의 학생들보다 자신이 더 많이 맞힐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즉, 그들은 자신감에 넘쳐 다른 학생들보다 자신들이 더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는 ‘통제감의 착각’ 현상에 빠졌던 것입니다. 동전의 앞면이 나올지 뒷면이 나올지는 그야말로 던져 봐야 아는 일인데 말입니다.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에서 벗어나세요

갑자기 내리는 비, 내가 사면 꼭 떨어지는 주가, 가족이나 친구의 죽음 등 살다 보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어나는 일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조차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안 좋은 일이 내 탓인 양 괴로워하고, 통제감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에 실망합니다.

통제감을 잃어버린 사람은 무기력해질 수 있습니다. 무기력은 뭔가를 할 힘도, 기대도, 희망도 없는 상태이기에 그럴 바엔 차라리 ‘만사 내 뜻대로 될 거야.’라는 통제감의 착각 속에 빠져 있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렇듯 통제감은 우리가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득(得)이 되기도 하고 실(失)이 되기도 하는 것이지요.

다만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섣부르게 미래를 예측하는 오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축구팀은 일본팀을 물리치고 동메달을 따냈습니다. 내심 금메달까지 바라봤던 일본 열도는 사실상 ‘멘붕’ 상태에 빠졌다고 언론 매체들이 보도했죠. 역대 최고의 조직력에 토너먼트 대진 운까지 따랐기 때문에 일본팀은 자신감이 넘쳤을 겁니다. 그러나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승부가 어떻게 갈릴지 모른다는 점을 알고 겸손했더라면 적어도 멘붕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테죠. 일본 감독이 패인으로 꼽은 ‘좋지 않은 잔디 상태’조차도 예측할 수 없는 미래니까요.

현실을 똑바로 보고 자신이 예측할 수 없는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때 통제감은 미래를 지배하는 선한 원동력이 되어 우리를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행복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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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물리학자 2012/10/01 23: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 좋은데 예시가 뜬금없군요. 일본이 올림픽 남자축구 대표팀에게 기대를 하는 것은 착각이 아니었죠. 기대를 할만한 근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본 축구팀이 강했기 때문에 기대를 한 것이고 기대에 따른 실망감을 느낀 것이죠. 일본이 겸손함을 가졌어야 된다는 식의 말도 굉장히 뜬금없네요.(축구팀을 열렬히 응원하는 사람들에게 겸손하지 못한다고 하나요?) 칼럼을 읽다가 마지막에서 반일주의자의 감정적인 블로그 포스팅같은 글에 위화감을 느꼈습니다.

    • SK 행복지기 2012/10/04 09: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말씀 주신 것처럼 일본 축구팀을 예시로 쓴 부분에서 글 작성하면서 생각하지 못하신 부분에 대한 지적 고맙습니다. 말씀주신 부분은 오해가 없도록 수정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남겨주신 의견에 감사드립니다. ^^